Wednesday, February 5, 2014

퀜틴의 정결한 불길

그때 그 지점에 어떤 그림자가 보였는데, 그것은 강물의 흐름에 거슬러 두툼한 화살 모양으로 정체해 있었다. 날벌레들이 수면을 스칠 둣 말 듯 다리 그림자가 드리운 곳을 들락날락했다. 저 너머가 지옥이기만 하다면. 정결한 불길 속에 죽었으되 죽지 않고 함께 있는 우리 둘. 그러면 네게는 나밖에 없고 또 나밖에 없을 것이며 그러면 너와 나 우리 둘. 불길들의 끝이 위를 가리키는 그곳 그 가운데 정결한 불길 너머 그 공포 가운데 있으리니 화살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점점 커졌다. (156쪽)
 

퀜틴은 다리 위에서 물속에 가만히still 있는 큰 물고기를 보고 "두툼한 화살" 촉을 떠올린다. 이것은 또 끝이 뾰족한 불길flame 이미지를 촉발한다. 퀜틴의 무의식에 단테의 신곡 지옥편 이미지가 겹친다. 연옥의 "정결한 불길"을 통과해서 자신의 죄의식이 깨끗해질 테지만, 그래도 자신은 그 너머의 "공포" 속에 있을 것이라는 의식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단테의 Inferno Canto XXVII 영어 번역문은 다음과 같다.

The flame was now upright, and became still, (1)
[ . . . ]
When another flame, which had followed behind, (4)
Made our eyes turn towards its highest point, (5)
From which there issued a confused sound. (5)  
While I was still encased (70)
in the pulp and bone my mother bore, my deeds (71)
were not of the lion but of the fox: I raced (72)
through the tangled ways; all wiles were mine from birth (73)

(Cisson과 Ciardi의 번역 두 군데서 위 4행 아래 4행 각각 인용.)




한편 "정체해" 있는 물고기는 "허공에 갈매기 한 마리가 움직이지 않고 떠 있었다"(119쪽)는 구절과 통하는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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