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은 부분은 번역자인 제게도 절대로 쉬운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벤지 섹션 81쪽 첫째 단락입니다. (설명할 때 편의를 위해 경어를 쓰지 않아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서재로 갔다. 러스터가 등불을 켰다. 창문이 검어졌고 벽의 키 큰 어두운 자리가 왔고 나는 가서 그것을 만졌다.
방에서 밖을 내다보면 아직 날이 훤해 보이지만 방 안의 불을 켜면 바깥이 급격히 어두워 보이는 해질녘이다. 이때 창문은 벤지의 눈에 검어진black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벤지의 시선은 한쪽 벽을 향한다. 오래도록 거울이 걸려 있던 자리의 벽지는 주변과 변색 정도가 달라 표시가 나기 마련이다. 소설의 다른 곳에서 알 수 있듯, 콤슨 형제들은 거울을 통해 '관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거울이 없어진 자리가 벤지에게는 "키 큰 어두우 자리"로 보인다. 방의 불이 켜지자 뚜렷이 인식된 거울은 벤지에게는 '없었던 것이 생긴 것'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거울이 있던 자국이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자리가 "왔고"라고 그는 서술한다. 그리고 그는 그 거울이 있던 자리로 간다. 문door인 줄 알고.
*** 옮긴이 해설에 썼지만 벤지 섹션은 시간 이동이 빈번합니다. (해설이라고 형식에 맞추느라 약간 학구적인 글이 되었지만 그런 거에 구애받지 않고 쓴다면 그렇게 쓰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모더니즘이고 뭐고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거든요.) 갈색 글씨를 이동의 지표로 삼으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도움이 되는 것은 벤지를 돌보는 하인들의 등장으로 시간대에 대한 감을 잡는 것입니다.
즉, 버시가 등장하는 부분이면 벤지가 3살 ~ 13살, 티피가 나오는 부분이면 벤지의 청소년기, 러스터가 나오는 부분이면 벤지가 어른인 '현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