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12, 2013

퀜틴과 시간

벤지 섹션을 다 읽고 그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감각에 익숙해진 듯한 순간 우리는 퀜틴 섹션으로 넘어갑니다. 퀜틴 섹션은 벤지 섹션과는 다른 세상입니다. 다른 형식의 난점을 보이기도 합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독자들에게도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번역은 오히려 그보다는 한결 쉬어졌다고 생각되지만 몇 군데 설명이 필요할 것입니다.

퀜틴 섹션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시계가 나오고, 시간이 나옵니다. 첫 문장에서 퀜틴은 "나는 또다시 시간 안에 있는 것(then I was in time again)"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역으로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자의식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단락의 나머지 내용은 대체로 평이한 교훈적 내용을 퀜틴은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단락으로 후반부에 이르면
고독한 빛줄기를 따라 걷고 있는 예수가 보일지도 모르거니와, 마치 그것은. 
Like Father said down the long and lonely light-rays you might see Jesus walking, like.
이라는 부분에서 독서의 눈길이 멈칫할 수 있습니다. 고독한 빛줄기? 그것을 따라 걷고 있는 예수? "마치 그것은."? 문장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마침표가 있네? 하고 말입니다.

“고독한 빛줄기를 따라 걷고 있는 예수”는 어려서부터 보아온 흔한 예수 그림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퀜틴의 머릿속에 기억되어 있다가 시간의 깊이와 관련해서 자기도 모르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떠오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자 그는 그것을 무엇엔가 비유하려고 하려는지 “마치 그것은" 하고는 거기서 그냥 끝납니다. 아마도 비유를 생각하려다 생각 나는 게 없는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 끼어들어 그 생각이 끊긴 듯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단락을 보면 또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창틀 그림자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나는 거의 일 분도 틀리지 않고 몇 시인지 익히 알 수 있기에 창틀을 등지고 돌아누워야 할 것이다. 그것이 위에 있을 때 동물의 눈이 머리 뒤에 있었다면 느꼈을 근질거림을 생각하면서. (102:14-17) 
But the shadow of the sash was still there and I had learned to tell almost to the minute, so I'd have to turn my back to it, feeling the eyes animals used to have in the back of their heads when it was on top, itching. (77:4-8)


상당히 난해한 구문입니다. 햇빛이 드리우는 창틀의 그림자 위치로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는 퀜틴은 창틀에 등을 돌리고 눕지만 머리에 비치는 그림자의 느낌으로 시간을 추측하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시간을 잊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더 시간에 집착하는 퀜틴의 정신 구조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feeling the eyes animals used to have..." 은 정확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단정짓기 어려운 구문입니다. 그 어떤 포크너 학자의 자료를 찾아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번역한 것은 문맥상 가장 그럴 법하다고 여겨지는 이해에 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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