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dont hush, you know what I [am] going to do. (4:10)
울타리 너머의 골퍼들이 공을 치고는 "캐디"(caddie)를 부르고 공이 날아간 방향으로 멀리 이동합니다. 그들이 소리쳐 부른 "캐디"는 벤지를 자극합니다. 그래서 끙끙거리며 어쩔줄을 몰라 합니다. 그의 누나 캐디(Caddy)와 소리가 같기 때문입니다. 벤지는 누나 캐디가 18년 전에 결혼해서 집을 떠나고 없는 줄 모릅니다. 단지 막연한 상실감이 "캐디"라는 소리와 함께 그의 존재를 장악해버리는 것입니다.
러스터는 이런 벤지를 보고
"그만하지 않으면 내가 어떡할지 알지[?]"라며 깐죽댑니다. 이 번역은
YOU know what I going to do.라고 하여 you 에 강세를 두고 말하는 번역입니다. 그러나
you know what I going to DO[?]라고 하여 do 를 올려 읽으면
"그만하지 않으면 내가 어떡할 줄 알아[?]"라고 번역해야 합니다.
벤지는 남의 말을 인용해도 그게 무슨 말인지 모릅니다. 들리는 대로 기록할 뿐입니다. 그게 의문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모든 문장은 일률적으로 마침표로 끝납니다. 모든 문장은 문법적으로 '평등'합니다.
벤지가 화자話者로서 서술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언어를 사용하는 게 아닙니다. 벤지는 독자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의 머릿속에서 밀려다니는 것은 '기억'이 아닙니다. 그저 눈에 비치는 '영상'일 뿐입니다. 그것을 포크너가 살짝 들여다보고 대신 서술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과 혼동하면 안 됩니다.
번역자님 안녕하세요. 를 열심히 읽은 독자예요. 외고에 다니는 아들도 같이 책을 읽었어요. 이 책이 와 함께 SAT 추천도서인지라 원서도 찾아가면서 봤는데 궁금증이 생겨서 용기를 내서 질문드려볼게요ㅎㅎ
ReplyDelete원서 282쪽에 "The second man was huge, of a light coffee color, imposing in a frock coat and white tie. His head was magisterial and profound, his neck rolled above his collar in rich folds."가 있어요. 번역자님께서 385쪽에서 "둘 중 뒤에 들어온 사람은 ...모습이 당당했다. 머리는 위엄이 있고 심오해 보였고 칼라 위로는 살진 목살이 여러 겹 접혀 있었다"로 하셨는데 여기서 'imposing in'이 '당당했다'로 된 것인가요? 그리고 '살진'은 '살찐'이 아닌건지 궁금해요. 이렇게 훌륭한 미국문학을 한글로 옮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질문에 답해드리겠습니다.
ReplyDelete(1) imposing in a frock coat and white tie 은 다음과 같이 고쳐 쓸 수 있습니다.
[He was] imposing, wearing a frock coat and white tie.
wearing 이 이끄는 것은 현재분사present participle 인데, 용법은 크게 3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동시동작, 순차, 이유. 이 경우는 앞의 주절에 대한 이유를 나타내서
"[그는] 프록코트에 넥타이를 매고 있어서 당당했다.
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좀 더 자연스럽게
"[그는] 프록코트에 넥타이를 맨 모습이 당당했다.
라고 한 것입니다.
OED(Oxford English Dictionary)에 따른 imposing 의 정의는 impressive or daunting in appearance or manner 입니다. '인상적'이라고 해도, '위압적'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2) "살지다"와 "살찌다"의 의미는 거의 같은데, "살진"은 상태, "살찐"은 완료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약간 다르죠? 본문의 경우에는 둘 다 괜찮을 것 같습니다. 원래는 "탱탱한 주름이 칼라 위로 울퉁불퉁 포개졌다"로 번역했는데 교정 과정에서 조금 달라졌습니다. rich 는 음식의 fat 을 연상시키는 말인데, 이것은 목덜미에 겹치는 살이 "탱탱하다"는 것을 연상시키는 비유적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질문에 답이 되었나요? 그런데 질문하신 내용 중에 "()를 열심이 읽은"과 "이 책이 ()와 함께 SAT 추천도서"라고 하신 부분에서 ()가 안 보이네요. 그게 뭐죠? 댓글에서 꺽인 괄호를 사용하시면 그 괄호와 함께 내용이 안 보여요.
이 소설을 아드님과 함께, 게다가 원서와 함께 읽으신다니 정말 훌륭하십니다. AP 코스라도 미국 고등학생에게는 물론 대학생에게도 처음에는 쉽지 않은 소설이거든요. 물론 무엇을 얻기 위해 읽느냐에 따라 어려울 수도, 쉬울 수도 있지만요. 이렇게 자세히 읽어주시니 역자로서 기분이 좋습니다. 달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찾아주세요. 시간이 되는 한, 제가 아는 한, 최대한 답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렇게 빨리 상세하게 답을 주시다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SAT추천도서에는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와 '내가 죽어누워 있을 때' 두권이 있어요. 아이가 '살진'이 '살찐' 아니냐고 묻길래 원서를 봐도 그런 것 같아 궁금했허요. 원래 번역하신 문장과 설명을 해주시니 이해가 됐어요. 포크너의 책은 번역이 되어 있어서 이렇게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지만 제임스 에이지의 'A death in the family'나 헨리 로스의 'Call it a sleep'은 번역된 책이 없어서 아이도 저도 고생하면서 읽고 있어요. ㅎㅎㅎ 이 책도 어서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어요. 다시한번 답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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